제7장. 관계 맺기와 우정 (3)

[5] 물질적 이득의 교환

자원의 공유는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사회에는 누가 무엇을 누구와 나누는지에 대한 강력한 규칙이 있습니다.

(1) 사회적 교환의 4가지 패턴

1. 공동 분배형 : 모든 구성원이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 돌봐주기 위해 의지합니다. 긴밀한 유대를 형성한 가족에 적용 가능합니다.
2. 권위 서열형 : 서열이 높은 사람들은 충성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고, 서열이 낮은 사람들은 보호, 조언, 통솔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군부대에 해당합니다.
3. 평등 조화형 : 누구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가져가지 않습니다. 이득을 차례대로 똑같이 주고받습니다. 여름 캠프에서 게임하는 아이들에 해당합니다.
4. 시장 가격형 : 자신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 규칙에 따라 거래하고, 투입한 양만큼 재화와 서비스를 가져가고, 가능한 최고의 ‘거래를 추구합니다. 손님과 상점 주인에 해당합니다.

(2)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 vs. 받는 만큼 주는 사람

공동체 지향성이 강한 사람은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각자 상대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체 지향성이 낮은 사람은 시장지향적 시각에 가깝습니다. 즉, 서로 가치가 동등한 재화와 서비스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투입과 산출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경향이 덜합니다. 반면 대체적 교환 지향성이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동의합니다.
-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면 대체로 나도 무언가를 돌려받으리라고 기대합니다.
- 두 사람의 관계에서 항상 ‘공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 교환 관계와 공존관계

교환 관계는 과거에 주고받은 보상과 이득, 또는 앞으로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과 이득에 기초합니다.
반면 공존 관계는 서로의 안전과 행복에 대한 상호 관심에 기초합니다.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나 장기적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은 자신이 상대에게 보상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따지는 대신, 상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더 면밀하게 살핍니다.

(4) 눈에서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진다

사람들은 가까운 곳에서 살거나 일하는 사람 중에서 친구를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접성 유인 원리입니다.
이웃에게 끌리는 이유는 상호작용 비용이 낮아서지만 그저 더 익숙해서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타인의 얼굴을 비롯해 생소한 자극에는 약간의 경계심을 내비치다가 접촉이 거듭되면 대개 호감으로 이어집니다. 이와 같이 자주 보는 사람, 장소, 사물 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단순 노출 효과’라고 합니다.

가까이 사는 사람은 익숙함 말고도 훨씬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 일상적인 사회적 교환을 하기가 쉽습니다. 사회적 자본은 개인적 인간관계망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5) 온라인 소통의 빛과 그림자

기술의 진보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 멀어진 반면, 기술 덕분에 사회적 관계망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이유는 쉽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보다 덜 위험하고, 바로바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양상이 장기화되면 실제 대화보다 이러한 ‘사회적 관계의 대체물’이 점점 늘어남으로써 삶의 전반적 만족도를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른 기술 발달과 마찬가지로 현대의 온라인 의사소통에는 이득과 비용이 함께 발생합니다. 그렇기는 해도 통신 기술을 이용한 대면과 의사소통이 실제로 친구와 한 방에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는 시간을 대체하지는 못합니다.

(6) 문화에 따른 사회적 교환의 차이

1. 서양 사회의 인간관계는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형성되지만, 더 전통적인 사회의 인간관계는 비자발적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전통적 문화의 인간관계는 서양 문화의 인간관계보다 연속적이고 오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서양의 도시 생활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는 개인주의적 경향이 있고, 전통적 사회의 인간관계는 집단주의적 경향이 있습니다.

전통 사회의 여러 특징은 자발적, 일시적, 개인주의적 인간관계를 맺기 어렵게 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기술의 차이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전화, 팩스, 이메일 덕분에 전 세계 사람들과 손쉽게 직접 연락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비교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면 평범하게 발전해온 심리학과 문화의 상호작용으로 온 인류를 아우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낯선 사람, 지인, 친구, 친척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현대 문화가 전통문화와 그토록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현대의 도시 생활로 인해 여러 유형의 기본적 상호작용의 빈도가 격변했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사회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더글러스 켄릭, 스티븐 뉴버그 지음